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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

[촛불집회] 현장 스케치 직촬


11월 26일 토요일 역사에 길이 남을 5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주최측 추산 약 150만명의 인파가 평화시위를 위해 몰렸다고 한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을 언제 또 볼수 있으랴


원래 나서기보단 뒤에서 욕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성향이라

항상 지켜보고 숙덕 거리는게 다였지만 

새누리당을 비롯한 각종 새력들이 촛불은 비, 바람이 불면 꺼질거라며

종북 새력들의 조작에 불과하다며

도발에 도발을 시전했기에 서울로 향했다.





하필이면 올 해 첫눈이 내렸다. 비, 바람, 눈이 오는데

과연 사람들이 얼마나 모였을까



먼저 시청에 도착해서 광화문까지 가보기로 했다. 

정말 사람들이 많았다. 

다양한 퍼포먼스와 재미있는 피켓을 구경하느라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무대에서는 다양한 공연들과 시민발언을 통해 사람들이 

생각을 공유하고 한소리로 외치는데 외칠때마다 소름이 돋았다.


특히, 양희은 아줌마가 예고 없이 등장했을 땐,

모두가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기분으로 감동하고 함께 노래를 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사회자 분 중 한분이 

굳이 '동지'라 군중들을 칭하고 설명하고

함께 '동지'라는 말을 외치도록 했는데

같은 목적(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가진 입장이어서인지

사람들도 별 불만없이 따르는 분위기였다.


예전 민주화 운동을 주로 하신분들이 쓰신 말로도 알고 있지만

무지한 나에게 '동지'란 북한사람들이 주로 쓰는 말인 것은 사실


먼가 빨간 기운이 도는 것도 느낀 점 중엔 하나다.

뭐, 같은 목적을 지니고 정당한 방법으로 이루어지는 집회였기에

이 것에 대한 더 깊은 생각은 미뤄도 될 듯하다.



8시 본 행사들이 마무리되고 내자동으로 향하는 길로 향했다.

소도 지나가고 휏불도 등장하고 촛불 등을 이용한 퍼포먼스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마침내 경찰과 집회참석자들이 대치하는 곳에 도착했다.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묘한 긴장감

본 행사때 보다 다소 과격해진 분위기




바로 앞에서 바라본 의경을 비롯한 경찰들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이들에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아닌 공범이라고 소리치는 사람들

비도오는데 춥고 무슨 죄냐며 손에 핫팩을 쥐어주는 사람들

한 공간에서 너무나 많은 생각들이 존재 했고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대립, 이해, 공존, 투쟁, 절제, 절망, 슬픔 등등



집으로 향하는 길, 이미 매스컴에 많은 보도들이 있었다 싶이

버스에 붙은 스티커를 제거하거나 

길에 있는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이 

꾀나 많이 보였고 이들이 보여주기위해서 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필요를 느끼고 원해서 하고 있다는 진중함이 느껴졌다.


한 장소에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다양한 입장에서

같거나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다는 자체에서

나를 돌아볼 수 도 있었고

무언가 피가 끓어 오르면서도 차분해지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